1. 교실 노이즈 극복기

[01] 교실 스피커 바꿨을 뿐인데, 기준이 깨졌습니다

Flat_ 2026. 4. 7. 00:00

— 22호봉 교사의 교실 스튜디오 시스템 입문기 —


혹시 아직도 교실에서

TV스피커, 2만원짜리 사운드바

쓰고 계신가요?

 

솔직하게 말하면,

그걸


'소리'

라고 부르긴 좀..

 


"사운드바..

그건 스피커가 아니다."


그저,

 

리를 내는

플라스틱 막대기에 가깝다.


이상하네


분명 평소처럼 틀었는데,
뒤쪽에서 한 번 더 물었다.

“쌤, 잘 안들려요”


볼륨을 올렸다.

한 칸.
두 칸.


아니다.

단순히 볼륨의 문제가 아니라,

소리가 애초에
뒤까지 제대로 닿지 못하고 있었다.


몰라줘서 미안해

잘좀하지

그때까지는 몰랐다.

내가 그동안


“소리처럼 생긴 무언가”

를 듣고 있었다는 걸.


교실은 생각보다 넓다.

앞에서 말하면,
뒤는 한 번 더 묻는다.

영상은 보여도,
대사 소리는 반쯤 잘린다.

소리는

끝까지 가지 못하고 있었다.

내돈내산


그래서 별 생각 없이 바꿨다.

가성비 좋은거로

26년 4월 중순. 와이프 학교로 이사간 나의 R224.


캔스톤 R224

가격도 크게 부담 없었고,

그냥 딱 이정도 생각으로.

 

“이 정도면 좀 낫겠지”

 

며칠 뒤,
교실 책상 위에 올려놨다.

연결했다. 그리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잠깐 멈췄다.

 

“아…”

 
그게 먼저 나왔다.


소리야, 잠깐 앞으로 나와볼래?


이건 볼륨의 문제가 아니었다.

소리가 앞으로 나왔다.


퍼지는 게 아니라,
그대로 꽂혔다.

뒤쪽 애들이 고개를 들었다.
 

쌤!

오늘 왜 이렇게 잘 들려요?

 

그 한마디.

그걸로 설명이 끝났다.


이 정도면 충분한 줄 알았다



나는 그때부터

스피커를 쓰는 게 아니라

관리하기 시작했다.


위치를 바꾸고,
각도를 미세하게 틀고,
먼지 한 번 더 닦고,


수업 끝나고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괜히 한 곡 더 틀어봤다.
 
조금이라도 더 좋아지는 걸 느끼려고
계속 귀를 가져다 대고 있었다.


음향 선교 활동 


이 좋은걸 혼자 듣기 아까웠다.

그래서 동료 선생님들을 불러

교실 한 번 오셔서

노래 한 곡 듣고 가세요ㅎㅎ 

 
유튜브 음악 틀어드리면 다들 말했다.

“야, 이거 소리 좋네.”

 

그 한마디가 그렇게 짜릿했다.

 

옹졸한 사운드바의 소음..



그 소리에 익숙한 선생님들의


흔들리는 눈동자 


나는
그걸 보고 있었다.

조금 과장하면
약간 변태스러운 눈빛으로.


그리고
그 표정이
한 번 더 보고 싶어졌다.

아무렇지 않은 척
볼륨을 살짝 더 올리고,

노래를
조금 더 길게 틀어놨다.



그 반응을
조금 더 오래 보기 위해서



이건 일종의 

"음향적 선교 활동"

이었다.
 

행복은 나누면 두배

 
근데 이상하게 아무도
스피커를 바꾸진 않았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



문제는 시간이 지나자 생겼다.

분명 다른교실,

남들보다 좋았다.


그런데 귀는 이미

“조금 더 좋은 소리” 

알고 있는 상태였다.


목에 걸린 가래처럼,
아무리 긁어도 시원하지 않은 그 느낌.


분명 부족함이 있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좋았으면..

그리고

 

너도 이사가는건 아직 비밀이다


서랍 속에 구석에 박혀있던
붉은 금속 박스

한때는
내 인생을 바꿔줄 거라 믿었던 물건.


어쨋든 결과적으로 
교실 분위기가 좀 바뀌긴 했다.


"의도치 않게"


그리고,

부끄러움은 언제나 뒤늦게



에티모틱의 3단 팁처럼

나의 뇌를 깊숙이 푹 찌르며

찾아온다. 

P.S.

혹시 지금 교실에서
2만원 사운드바 쓰고 계신 선생님들께,

저희 학교도 겨우 설득 성공해서
이 2만원짜리 사운드바 쓰고있습니다..

이 글이 불편하셨다면
정중히 사과 드리겠습니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하겠습니다.

 
"그건 소리가 아닙니다."



그저 값어치 없는

'진동'

일 뿐이죠.

머야 왜 멋있는 척해

 
다음 편: [02] 스피커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02] 스피커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 22호봉 교사의 교실 스튜디오 시스템 입문기 — 교실에서 새학기 준비를 하던 2월 중순,스피커에서 이상한 소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처음엔 스피커가 고장난 줄 알았다.아니면 PC가 고장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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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캔스톤 R224는
안타깝게도 단종 되었습니다.

내가 단종이라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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